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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료
지능형 공공정보시스템의 성공을 위한 제언
  • 이현승산업정책연구실 실장
날짜2019.12.19
조회수8347
  • 인공지능서비스를 도입하는 지능형 공공정보시스템
    •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은 “디지털 신기술을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현행 업무의 경쟁력과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거나 새롭게 부여된 업무의 원활한 처리를 추구하는 조직활동”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새로이 구축되는 공공정보시스템에 인공지능을 적용하는 디지털 전환 노력이 확산되고 있다.
    • 몇 가지 사례를 보면, 대법원이 2020년부터 구축할 차세대 전자소송시스템은 인공지능 챗봇(ChatBot)으로 ‘지능형 나홀로 소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재판업무에도 인공지능을 도입, 소송기록을 자동으로 분석해서 쟁점을 추출하고 법관에게 유사 사건 판결을 추천하거나 판결문 초고를 제공할 예정이다. 행정안전부가 올해 구축하기 시작한 차세대 지방세 정보시스템은 세무행정업무를 전반적으로 자동화하는 한편 인공지능 개인비서를 개발해 맞춤형 지방세 상담을 제공하고, 기획재정부가 구축하는 차세대 예산회계시스템도 재정추계예측 시스템과 재정 관련 자문서비스에 인공지능기술을 활용할 예정이다.
  • 충분한 디지털 데이터를 확보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 인공지능으로 구현한 각종 예측과 추천기능의 정확도를 높이려면 충분히 많으면서도 잘 정제된 디지털 데이터가 필요하다. 인공지능의 구현방식이나 각 공공정보시스템마다 디지털 데이터의 준비 정도는 다를 수 있는데, 차세대 전자소송시스템의 경우에는 소송기록의 디지털 전환, 특히 디지털화된 기초 데이터와 학습 데이터 구축을 위해 많은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동안 전자소송시스템에 제출된 소송기록들 대부분이 종이문서를 스캔한 그림 파일이었기 때문에 데이터의 디지털화 수준이 낮은 편이다. 2018년부터 증거를 제외한 소송문서들은 ‘문자정보의 검색 및 추출이 가능한 형태’로 제출하라는 규정이 시행되고 있지만 서비스 개시 시점인 2024년까지 충분한 디지털 데이터가 확보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 다양한 인공지능 기업들의 서비스 경쟁이 일어나는 플랫폼
    • 지금까지 공공정보시스템은 발주기관이 각종 기능적·비기능적 요구사항을 되도록 명확하게 제시하여 발주하고, 개발 후 이를 만족하는지 여부를 평가하여 인수한 다음 사용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새롭게 도입하려 하는 인공지능 서비스는 명확하게 달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었던 기존 요구사항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챗봇 서비스의 완성도나 유사 사건 추천의 정확도를 어떻게 평가할지, 민간의 인공지능 플랫폼을 도입할 때의 성능평가 기준을 어떻게 세울지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다. 실제로 차세대 전자소송시스템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에서는 지능형 서비스 및 인공지능 챗봇 서비스는 기술적 구현가능성이 기초연구 단계이기 때문에 적절한 편익이 발생할 수 있을지 쟁점이 있으며 해당 모듈 개발은 R&D의 성격이 있다고 서술하고 있다.
    • 그렇다면 지능형 공공정보시스템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구축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 서비스는 고품질 SW와 고품질 데이터가 성공적으로 결합할 때에만 서비스 이용자인 공무원과 일반국민들에게가치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국가기관이나 공공기관은 지능형 공공정보시스템을 구축할 때 기초 데이터와 학습 데이터의 구축 및 정제에 집중하고, 이러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인공지능 서비스는 여러 기업들 간에 경쟁하는 플랫폼으로 구현하면 어떨까? 자동 번역서비스 분야에서 구글, 네이버 등 여러 기업들 간의 경쟁으로 이용자들의 편익이 많이 늘어난 것과 같은 모델이다.
    • 물론 실제 시행하려면 보다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 지능형 공공정보시스템의 중요한 데이터는 국가기관이나 공공기관이 직접 보유해야 하기에 대외적으로 공개하기 어려운데, 서비스 개발 협약을 맺은 인공지능 기업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데이터는 무엇인지, 개인정보는 어느 정도의 비식별조치가 필요한지, 관리감독은 어떻게 할지 등 많은 결정사항들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인공지능 기업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수용하면 디지털 데이터의 완성도도 높아지고 새로운 인공지능 서비스를 개발할 토대가 마련되는 선순환을 기대해 볼 수 있다.
    • 앞으로도 계속 인공지능 서비스를 포함하는 지능형 공공정보시스템들이 구축되리라 예상한다. 지능형 공공정보시스템에서 고품질 인공지능 서비스를 어떻게 구현하고 성공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지에 관해 필자의 제언을 포함하여 보다 많은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